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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기자24시]美 빌보드가 뭐기에…사라진 K팝 차트
기사입력 2014.10.06 16:17:52 | 최종수정 2014.10.06 19: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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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니스 민 미국 빌보드 사장(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조우영 기자] 국내 가수들의 홍보 자료 중 '빌보드 케이팝 차트 1위'라는 수식어를 당분간 보지 못하게 됐다. 미국 빌보드닷컴 내 케이팝(K-POP) 차트 서비스가 지난 5월 이후 중단됐기 때문이다.

2011년 처음 생긴 빌보드 케이팝 차트는 한국 가요의 위상을 엿볼 수 있는 잣대로 평가됐다. 빌보드 메인 차트는 아니지만 엄연히 가요가 세계 음악 시장의 한 주류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빌보드 케이팝 차트는 약 3년 만에 소리 소문 없이 막을 내렸다. 빌보드 한국 지사를 표방한 빌보드코리아의 운영상 문제 탓이다.

케이팝 차트를 사실상 운영하던 빌보드코리아는 현재 폐업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前) 공동 대표이사 중 한 명은 사기 및 횡령 혐의로 수배 중이었다가 불구속 기소돼 재판 중이고, 수 십건의 소송에 얽혔다. 정상적인 운영이 불가능하다. 오히려 국내 다수 개인과 단체에 피해를 입힌 꼴이 됐다. 결국 직원들은 대부분 퇴사했고, 빌보드코리아의 역할과 기능이 유명무실해진 상황이다.

2009년 설립된 빌보드코리아는 미국 빌보드 측과 공조 체제를 유지해왔다. 이 덕분에 빌보드코리아는 그간 국내 가수들의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한 좋은 창구로 여겨졌다. 한국연예제작자협회를 비롯해 문화체육관광부 지원을 받아 여러 사업을 벌이기도 했다. 미국 유명 페스티벌에 국내 가수들을 출연시키는 데 일조했고, 로스앤젤레스에서 대규모 케이팝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특히 빌보드 내 케이팝 차트의 신설은 굉장히 긍정적인 의미로 해석됐다. 최근 한 기획사 대표는 여전히 기자에게 "빌보드에 기사가 나갈 수 있는 방법을 알려달라"는 부탁을 하기도 했다.

그래서 더욱 작금의 미국 빌보드 측 대응이 이해하기 어렵다. 재니스 민(Janice Min) 빌보드 사장은 6일 서울 이태원동 일대에서 시작된 '2014 서울 국제뮤직페어(이하 뮤콘)' 기조 강연자로 참석했다. 그는 이날 강연에서 세계 시장에서의 케이팝(K-POP) 위치와 한국 콘텐츠가 어떤 전략으로 승부해야 하는지를 진지하게 논의했다.

그를 통해 빌보드 내 케이팝 차트의 향방도 들을 수 있을 지 궁금했다. 가요계에서 그의 내한은 충분히 의미 있는 행보였고, 15개 매체 기자들이 인터뷰를 요청해 자리가 마련됐다.

그런데 그는 빌보드코리아에 대한 질문에 '모르쇠'였다. "한국 사정은 잘 모르겠다. 지난 5월 빌보드 케이팝 차트는 중단됐고, 좀 더 완벽히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고만 답했다. 자사의 서비스가 4개월이나 중단된 시점에서 나온 빌보드 사장의 발언치고는 다소 무책임하다.

1884년 미국 뉴욕에서 창간한 빌보드는 1950년대 중반부터 대중음악의 인기 순위를 집계해 공신력을 인정받고 있다. 음악을 하는 이들에게 빌보드는 국내 내로라하는 여느 언론사보다 파급력이 크다. 전 세계 독자를 대상으로 하기에 시장 규모 자체가 비교 불가다. 포털 사이트에 의존하지 않더라도, 홈페이지 자체 내에서만 기사당 몇십 만 건 이상의 조회수가 기록된다. 케이팝이 세계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빌보드와의 관계에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한국계 여성인 재니스 민은 빌보드와 할리우드리포트를 소유한 구겐하임 미디어그룹(Entertainment Group of Guggenheim Media) 공동회장 겸 크리에이티브 총괄 책임자(CCO)로 올해 초 취임했다. 편집장 자리에 오른지 4년 만이다. 미국 출판업계에서 냉정하고 합리적인 의사 결정으로 정평이 나 있는 인물이다. 그가 빌보드코리아에 크게 관여하지 않았다 치더라도 한국 시장에 관심이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재니스 민 사장은 뮤콘에서 '미디어 변화에 따른 새로운 음악, 콘텐츠 산업'을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빌보드가 좀 더 대중친화적인 매체로 변모하면서 케이팝이 굉장히 중요한 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고 강조했다. 한국 시장의 첨병인 빌보드코리아를 '나몰라'라 하는 것과는 얼핏 앞뒤가 맞지 않아 보인다.

그럼에도 케이팝의 미래는 아직 밝다고 확언할 수 있다. 2009년 빌보드코리아 설립 당시 발행인 겸 프로메테우스글로벌미디어(빌보드 모회사) 하워드 에펠바움 사장 역시 "케이팝의 잠재력이 하나 둘 펼쳐지고 있다. 한국은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며 "빌보드 케이팝 차트가 세계 음악 시장에 활력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단순한 '립 서비스'가 아니다. 늘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찾는 그들에게 케이팝은 여전히 잠재력이 큰 상품이자 꽤 괜찮은 돈벌이가 될 수 있는 아이템이다.

빌보드도 매출을 올려야 하는 기업이다. 우리나라 일부 매체처럼 포털사이트에 휘둘리지 않을뿐 그들 역시 기사 조회수에 신경 쓴다.

조회수에 따른 광고 수익을 노리는 게 아니다. 삼성 같은 국내 대기업과의 제휴 마케팅이 큰 이득이 된다. 빌보드는 광고가 아닌, 막강한 브랜드 파워를 활용한 네이밍 마케팅 등으로 여러 수익 구조를 갖고 있다. '대중친화적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빌보드의 편집 방향을 다르게 말하면, 좀 더 폭 넓고 다양한 계층의 독자를 대상으로 돈을 벌겠다는 전략적 이해 관계도 담겨 있는 셈이다.

재니스 민 사장은 "케이팝은 모든 사람이 좋아할 만한 뷰티·패션·춤이 음악과 어우러진 360도 콘텐츠다. 유튜브에 익숙한 젊은층에게 상당히 호응도가 높다"고 칭찬하면서도 "장점이 곧 단점"이라고 말했다. "너무 완벽한 포장은 가짜처럼 비쳐진다. 기획사 아이돌에서 탈피해 아티스트로서 더욱 진솔하게 다가설 필요가 있다"는 게 그의 조언이다.

즉 가요 관계자들이 새겨들을만한 지적이다. 과대 포장은 독이 될 수 있다. 빌보드의 공신력 또한 마찬가지다. 그들이 그렇게 자랑하는 공신력은 독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얻어지는 것이다. 음악과 비지니스를 떼려야 뗄 수 없는 시대가 빌보드를 변하게 하면서 그들의 공신력에도 점점 물음표가 붙고 있다.


한국 가요 관계자들은 좀 더 자신감을 가져도 된다. 빌보드가 주목해야 대단한 케이팝이 아니다. 주목할 만한 케이팝은 그들이 알아서 조명하게 돼 있다. 한 젊은 컬럼니스트의 개인적인 뮤직비디오 감상문이 아닌, 온전한 기사로서 말이다.

fact@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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