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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채원, 채색(彩)의 으뜸(元)이 되다[인터뷰]
기사입력 2011.10.24 06:59:19 | 최종수정 2011.11.04 08: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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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갓 데뷔 5년차인 여배우가 이래도 되는가 싶다. 드라마 한 편으로 올 한 해 안방극장 퀸을 예약하는가 싶더니 첫 영화 주연 작에서도 기어이 2011년 최다 흥행이라는 일을 냈다(?).

‘공주의 남자’와 ‘최종병기 활’로 데뷔 이래 최고의 사랑을 받은 문채원의 2011년 행보는 남달랐다. 한껏 기쁨에 취해 있을 법도 한데, 싱거우리만큼 은은한 미소만을 짓는 그녀. 흔치 않은 ‘캐릭터’ 문채원은 그렇게 상대방에게 기대감을 심어주는 여배우였다.

드라마 종영 직후 찾은 생애 첫 부산영화제에서 이례적인 환대를 받은 문채원은 지난 17일 생애 첫 대종상영화제에서 신인여우상을 거머쥐기까지 했다.
아직은 이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낯선 듯 재잘재잘 레드카펫 에피소드와 영화제 경험담을 쏟아낸다. 인기를 실감하느냐 묻자 “특히 식당에서 반응이 좋더라”며 슬며시 미소를 짓는다.

최근 막을 내린 ‘공주의 남자’는 절망 속 피어난 한 가닥 희망을 이야기 한 조선시대 판 ‘로미오와 줄리엣’이었다. 문채원은 ‘공주의 남자’에 대해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이라며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사극이란 장르 자체가 느린 호흡이기 때문에 알게 모르게 점층적으로 켜켜이 쌓이는 맛이 있고 마지막엔 증폭되는 힘이 있잖아요. 개인적으로도 여운이 남는 장르이기도 하지만 ‘공주의 남자’의 경우 우여곡절도 많았고, 처음 촬영에 들어갔을 때부터 애정이 많았기 때문에 오랫동안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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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채원은 ‘공주의 남자’ 초반, 연기력 논란으로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다. 심적으로 흔들렸을법 하지만 오히려 이를 악 물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마음을 비워냈다. “4회부터 인터넷을 안 했어요. 주위에서 하지 말라고 권유하시기도 했고요. 하지만 중간에서 들리는 얘기들이 힘이 많이 됐죠.”

그의 말을 가만히 듣고 있자니, 그냥 인터넷을 계속 하라 할 걸 그랬다 싶다. 4회 이후에야 비로소 그녀의 연기에 대한 호평이 쏟아졌으니 말이다.

‘바람의 화원’에 이어 ‘공주의 남자’와 ‘최종병기 활’까지. 유난히 사극과 인연이 깊은(사극으로 큰 사랑을 받은) 문채원에게 사극은 어떤 의미일까. 특별한 장르 구분은 하지 않는다는 그녀에게 사극은 여전히 “두려운” 존재란다.

“아직은 제가 부족한 점이 많기 때문에 사극 자체는 두렵습니다. 사극은 눌러가는 맛이라는 말씀을 많이 하시는데, 그런 점이 쉽게 되진 않기 때문에 여전히 어려워요. 사극 어투도 그렇고... 하지만 역사 속 가공의 인물이라는 점에서 나름의 즐거움도 있고요, 주위 분들은 우려하시지만 사극 이미지에 대한 부담은 전혀 없어요.”

배우 자신이 받은 사랑까지. 문채원은 이 모든 사랑을 작품으로 돌렸다. “올핸 내적으로 느끼는 점이 여러모로 많았던 해였어요. 사랑받는 작품이 쌓이고 쌓여서 언젠가 특정 배우의 이름만 들어도 신뢰가 가는, 그런 경험을 할 수 있는 거겠죠. 작품 복은 그 때 그 때 다른 건데, 그런 경험을 할 수 있게 돼 감사하고, 또 욕심도 생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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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학원물 ‘달려라 고등어’로 연기자로 데뷔한 문채원은 데뷔 전, 미술학도였다. 할아버지가 지어주신 채원(彩元)이라는 이름이 잘 어울리는 행보였다. 그러던 어느 날, 돌연 연기자가 되겠다고 나선 그녀. 부모님의 극심한 반대를 딛고 시작한 힘겨운 여정은 ‘바람의 화원’ 이후 ‘찬란한 유산’, ‘아가씨를 부탁해’까지 계속됐다. 이후 회사 계약이 만료돼 맞게 된 1년의 공백. 문채원은 5년간 놓았던 붓을 들었다.

“편안해지고 싶었어요. 연기 시작한 뒤 재료도 거의 버린 상태라 새로 다 샀죠. 그렇다고 이를 악 물고 그리진 않았어요. 사람은 뭐든 해야 하더군요 하하.” 내심 힘들었을 그 시간을 묵묵히 돌아본다. 한층 깊어진 눈빛은 어쩌면 그 시간을 겪은 뒤 얻은 것이리라.

‘공백’은 이 길을 택한 자신을 되돌아보게 했다. “단지 연기가 재미있어서, 더 솔직히 말하면 사랑을 받고 싶어서 하는 일인데, 하면 할수록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하지만 대중을 상대로 한다는 게 연기만 잘 해서 되는 것도 아니고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일이잖아요. 여러 가지를 느낀 한 해였어요. 연기에 목이 말라 있었기 때문에 ‘괜찮아 아빠 딸’을 계기로 이 일에 대해, 이 현장에 대해 느끼고 싶은 만큼 계속해서 느끼고 싶다 다짐했죠.”

주위의 만류를 무릅쓰고 택한 길이지만, 배우란 화려함 뒤 보이지 않는 어려움이 큰 직업이다. 스스로 “외향적이지도, 대범하지도 않다”는 문채원은 “좋은 걸 너무 크게 느끼려 하지 않고 안 좋은 걸 너무 안 좋게 느끼지 않으려 한다”며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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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받는 배우가 된다는 건 감사한 일이지만, 한편으론 내심 두렵기도 해요. 개인적으로 위험요소가 큰 걸 그리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서 ‘도전’ 혹은 ‘모험’이란 걸 함부로 하는 게 아닌, 작품을 통해 제 바운더리를 넓혀가면서 제 집을 여기에 두고 잠시 다른 곳에 다녀오는 식이 되고 싶어요.” 그녀는 지금, 차근차근 집을 짓고 있다.

지금쯤 지구 반대편 스페인에서 망중한을 즐기고 있을 문채원은 차기작을 서두르진 않겠단다. “또 나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또 나와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는 게 중요한 거니까요.” 하지만 결코 세령을, 자인을 떠나 보내기 위해 택한 여정은 아니다.

“새로운 작품을 만나는 일은 무언가를 비워낸 뒤 새 것을 들여오는 게 아니라, 덧칠 같아요. 내보낸다고 해도 온전히 비워지고 새 것이 들어오는 건 아니니까요. 비워내기보다는 쌓여가는 과정에서, 그 위에 또 좋은 색을 잘 칠하는 거 아닐까요.”

이제 갓 연기의 참 맛을 알아가는 문채원이 언젠가 채색의 으뜸이 될 것이라 예상하는 게 그리 섣부른 기대는 아닌 듯 하다. 빛이 고운 그녀는 지금쯤 어떤 색을 취하고 있을까.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사진=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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