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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현정의 직구리뷰] ‘아수라’, 132분 논스톱 지옥체험…딱 킬링타임 느와르
기사입력 2016.09.22 10:06:45 | 최종수정 2016.09.22 14: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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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전쟁이 끊이지 않는 아수라도에 머무는 귀신들의 왕, 본래 고대 인도 최고의 신 중 하나였지만 나중엔 제석천과 싸우는 악신(惡神)으로 바뀌었다. 얼굴은 셋이요, 팔은 여섯이며 아귀의 세계에서 싸우기를 좋아했단다. 이것이 `아수라`의 정의다.

올해 하반기 최대 기대작, 영화 ‘아수라’가 언론시사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데뷔 이래 가장 악랄하고 거친 연기를 펼친 정우성은 “기존 액션 느와르의 관습적인 캐릭터완 달라 어떻게 이해하고 다가가야 할지 두려웠다”면서 “관객들에게 설득력 있게 보여졌으면 하는 바람 뿐”이라고 했다.

황정민은 “이 작품이 우리 인생의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임했다. 힘들고 칙칙하고 말도 안 되는 얘기지만 진짜처럼 보여주기 위해 연기했다”며 만족해했다.

한 마디로, 절반은 이뤘지만 나머지 반은 미지수다.

배우들은 이름값다운 연기력으로 저마다 살아 숨쉬는 캐릭터를 완성한다. 각각의 인물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어디까지 악해질 수 있고, 어떻게 파국으로 치닫는지 처절하게 보여준다.

다만 근본적으로 이들이 왜, 무엇 때문에, 무슨 영광을 누리려고 이토록 극한으로 폭주해야하는가에 대한 설득력은 부족해보인다. 맥락 없는 폭주의 끝엔 피비린내 나는 잔혹사의 향연이 펼쳐지지만 그 이상의 허망함이 가슴을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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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재개발을 앞둔 가상의 도시를 배경으로 한다. 온갖 악행으로 권력을 취하는 시장 황정민은 작품의 시작부터 끝까지 살인을 청부하거나 행한다. 작은 정치쇼 하나 하나에도 칼부림이 난무하고, 딱히 궁지에 몰리지 않아도 조금만 위기의 조짐이 보이면 밥 먹듯이 사람을 죽이는, 탐욕스러운 권력자라기 보단 사이코패스 살인마에 더 가깝다.

그의 심부름꾼이자 생계형 비리형사인 정우성의 경우, 다른 캐릭터들에 비해 설득력을 갖긴 하지만 ‘아내의 수술비’ 때문에 도를 넘는, 온갖 더러운 일을 도맡아 한다는 설정은 다소 무리가 있어보인다.

황정민을 좇으며 정우성을 더욱 궁지로 몰아넣는 검사 곽도원 역시 그렇다. 그가 정우성을 비인간적으로 압박하며 황정민을 잡으려는 이유는 결국 출세인데, 이에 대한 설명 역시 불친절하다. 황정민이 자신을 겨냥하고 있다는 걸 알고 뒷조사한 끝에 “지방대 출신의 빽 없는 검사더군”이라는 한 마디 언급이 전부다.

시장의 또 다른 하수인이자 정우성의 형제 같은 동료인 주지훈. 그의 침몰의 과정은 가장 설득력이 떨어지는 지점이다. 악인으로 변해가는 정우성에게 애정 어린 충고를 하던 그가 왜 돌연 그보다 더 악랄한 충견으로 변하게 되는지 납득이 되질 않는다. 다행히 주지훈의 열연으로 몰입도를 방해하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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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은 일관되게 132분 동안 제목이 가진 의미를 향해 질주한다. 여러 악인들이 마치 먹이사슬처럼 얽혀 파멸을 향해 함께 달려가고, 지옥같은 세상에서 그야말로 아비규환이다. 선과 악의 대결도, 권선징악의 메시지도,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개연성’ 따위엔 신경쓰지 않는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치열하게 죽고 죽이는 아수라판일 뿐이다. 이것이 이 작품이 갖는 상징성 중 하나일 수도 있다.

결국 ‘인간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어디까지 악해질 수 있을까’에 대한 결과에만 집중한다. 화려한 출연진 덕분에 모든 캐릭터는 살아있지만 스토리의 설득력은 죽은 셈이다.

세상에 둘도 없는 악의 축을 연기한 황정민은 “뉴스에 (롤모델들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추악한 세상의 민낯을 까발리고 있는데도 카타르시스나 통쾌함은 없다.

김성수 감독의 선택을 과연 관습의 탈피로 봐야 할지, 방향을 찾지 못하는 폭주로 봐야 할지는 온전히 관객의 몫이다. 9.28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132분.

kiki202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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