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투데이

  • 뉴스
  • 스포츠
  • 오피니언
  • 포토
  • 게임
속보
이전 정지 다음
4월 25일 목 서울 14.7℃흐림
pre stop next

뉴스 > 종합 프린트 구분이미지 이메일 전송 구분이미지 리스트
[MK‘S 무비 pick]김윤석 쫓는 김윤석의 ‘미성년’
기사입력 2019.04.11 07:30:01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기사 나도한마디

본문이미지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배우 김윤석의 내공이, 감독 김윤석의 순수함이, 인간 김윤성의 고뇌가 버무러졌다. 그의 첫 연출작 영화 ‘미성년’을 두고 하는 말이다.

친숙한 소재의 반가운 변주가 흥미롭다. 날카롭고도 따뜻한 감독의 시선, 배우들의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으로 메시지는 담백하지만 깊게 가슴을 파고들고, 툭툭 터져 나오는 소박한 웃음은 찰진 양념이다.
단언 컨데 김윤석 감독의 성공적 데뷔다.

영화는 같은 학교에 재학 중인 두 학생이 부모의 불륜으로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동급생인 주리(김혜준)와 윤아(박세진)은 최근 각자의 아빠(김윤석), 그리고 엄마(김소진)의 불륜을 알고 옥상에서 만난다. 주리는 엄마(염정아)가 이 사실을 알고 상처받는 게 두려워 어떻게든 상황을 몰래 수습해보려 하지만 윤아는 어른들 일에는 관심이 없다며 엮이지 않으려고 한다. 하지만 자신의 주변에서 불편하게 맴도는 주리가 이내 거슬려 떨어진 그의 핸드폰을 뺏어 그 동안 감춰왔던 비밀을 모두 폭로해버린다. 그렇게 두 가족은 염려했던 불행과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그 파장은 예상 보다 훨씬 컸다.

본문이미지
사건 자체 보단 그 이후 상황에 대처하는 아이와 어른의 시각을 통해 자극적이고 전형적이지 않은 전개가 이어진다. 등장 인물들 각각의 내면을 섬세하고도 덤덤하게 보여주는 한편 근원적 물음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다.

다섯 명의 인물을 따라가다 보면 결국 하나의 사건을 둘러싼 5개의 고민과 마주하게 되는데, 자신만의 방식으로 대처해가는 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웃을 수도, 웃지 않을 수도 없는 상황들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 ‘어른스러움’을 전혀 찾아 볼 수 없는 어른의 모습과 ‘아이스러움’을 뛰어 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진정한 ‘성년’과 ‘미성년’, 나아가 ‘성숙함’에 대한 의미를 곱씹게 만든다.

조강지처와 불륜녀의 만남, 두 학생의 만남은 통상 명확한 적대 관계로 그려지지만, 막장 드라마의 전형적 소재와 사건이지만 전혀 다른 이야기로 풀어낸 셈이다. 이들은 서로를 증오하고 원망하고 복수를 하는 대신 얼굴을 마주한 채 대화를, 연민을, 유대감을 형성한다. 각자의 엄마를 지키기 위한 딸들의 어른스러운 행동은 시종일관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지만 ‘과연 저렇게 까지 가능할까’ 싶은 과도한 상황도 없지 않아 모든 장면을 공감하기란 어렵다.

특히 작위적이고 과장된 엔딩은 ‘유종의 미’를 방해하는 옥에 티. 친절한 설명 없이도 충분히 가슴 깊이 박힐 수 있었던 메시지가 급격하게 빛을 잃고 묵직하게 이어왔던 공감대를 순식간에 떨어뜨린다.

본문이미지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너무나 힘들었다. 둘 중의 하나만 해야겠다고 다짐했다”는 김윤석의 말처럼, 그럼에도 영화 속에는 그의 열정과 고뇌, 노력 그리고 진정성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염정아 김소진 그리고 김윤석 등 베테랑 배우들의 극강의 연기력은 또 어떻고.

촘촘하고도 담백한 서사와 저마다 살아 있는 캐릭터가 매력적인 작품이다. 진부한 스토리, 물량 공세와 자극적인 향수에 물린 관객들에게 신선한 자극제가 될 만한 영화다. 엔딩을 제외하고는 어느 곳에서도 과도한 욕심을 부린 부분이 없다. 진정성의 미덕이 주는 잔향이 깊은, 김윤석 감독의 차기작을 궁금케하기 충분한 완성도를 자랑한다. 오늘(11일) 개봉한다. 15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96분.

kiki2022@mk.co.kr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제용어사전 프린트 구분이미지 이메일 전송 구분이미지 리스트

브런치 연예
인기 포토
오늘의 화제
좌쪽이동 우측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