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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박세진 “‘미성년’ 끝나고 후유증…인생의 자양분 같은 영화”
“일과 가정 완벽하게 이룬 염정아 존경…롤모델”
기사입력 2019.04.11 16:56:56 | 최종수정 2019.04.11 17: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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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진은 영화 `미성년`에서 당차고 반항기 넘치는 윤아를 맞춤옷처럼 소화했다. 제공|쇼박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배우 박세진(23)은 배우 김윤석이 처음 감독으로 나선 영화 '미성년'에서 엄마 미희(김소진 분)와 동급생 주리(김혜준 분)의 아빠 대원(김윤석 분)의 불륜 사실을 알고 이를 모르고 있던 주리 엄마 영주(염정아 분)에게 비밀을 폭로하는 윤아로 분했다. 엄마 미희에게 정신 차리라며 여러번 만류하지만 철없는 엄마는 도리어 자신을 이해해주지 못한다고 서운해 하며 울기 일쑤다. 윤아는 결국 중대한 결심을 내리게 된다.

박세진은 “모든 게 낯설었다.
촬영부터 스크린을 통해 완성작을 보기까지, 아니 보면서도 신기하고 믿기지가 않았다”면서 “시나리오에서 느낀 것보다 훨씬 좋았다. 모든 등장인물들의 감정들이 하나하나 아주 섬세하게 잘 와 닿았다. 이런 작품에 참여할 수 있었다는 게 영광이고 감사할 따름”이라며 뿌듯해 했다.

또 다른 주인공 ‘주리’ 역의 김혜준과 함께 500:1의 경쟁률을 뚫고 발탁된 박세진은 “합격했을 당시에는 몽롱하고 꿈같았다. 3일 정도 지나니 현실로 느껴졌고 ‘어쩌지?’라는 공포가 밀려왔다. 발끝만큼도 미칠 수 없는 대선배님들 사이에서 민폐가 될까봐, 감독님을 실망시킬까봐, 걱정이 끊이질 않았다. 촬영 시작 전까지 매일 밤잠을 못 이뤘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처음에는 혼자 자괴감에 빠져서 좀처럼 갈피를 잡지 못했어요. 캐릭터 자체에 대한 고민보다도 작품 외적으로 부담감, 압박감에 힘들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 감독님, 혜준 언니와 일주일에 두 세 번씩 만나 서로에 대해,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다보니 제 안의 묵직한 뭔가가 쑤욱 내려가는 느낌을 받았어요. 캐릭터와도 조금씩 가까워지기 시작했죠. 그렇게 긴장감이 조금씩 풀리니 시나리오가 눈에 들어왔고 ‘윤아’가 성큼 제게 다가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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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성년`으로 눈도장을 찍은 신예 배우 박세진. 제공|쇼박스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이 맞벌이를 해 밤늦게까지 부모님을 기다리던 시간들이 많았다는 박세진. 자신과 윤아의 연결 지점을 집요하게 찾아내 공감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했단다.

“처음엔 나와 굉장히 다른 친구라고만 여겼는데 막상 연기를 할 때는 (윤아와 연기하는 부분에 있어서) 매우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윤아는 당돌함으로 쌓여 단단해 보이지만 그 안에는 그 또래의 소녀의 모습이 있다고 생각했죠. 가정 환경, 부모님에 대한 반복되는 실망 등으로 인해 스스로를 방어하다보니 겉으로는 단단해 보이는 사람이 된 것 같아요. 하지만 그 안에 분명히 소녀의 모습이 있다고 생각했고 그건 저 또한 마찬가지라고 여겨 캐릭터를 만들어 갔어요.”

그렇게 쌓인 노력은 영화에 녹아들었다. 고된 완주 끝에 극장 개봉을 보는 소감은 어떨까.

“여전히 믿어지지 않아요. 막연히 연기라는 게 참 힘들 거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실제 현장 경험을 쌓게 되면서 더더욱 절실하게 알게 됐어요. 인물이 겪은 일이 내가 겪은 일이 돼버리니 심적으로 너무 힘들고, 헤어 나오기가 어렵더라고요. 처음에는 작품을 끝나고 바로 일상으로 돌아오는 게 어려워 후유증을 앓기도 했어요. 다시 나로 돌아오는 휴식 시간이 필요했거든요. 그 결과물을 스크린으로 보니 마음이 이상해요. 우리 모두가 하나의 목표를 향해 손잡고 완주했다는 것에 말할 수 없는 행복함과 뿌듯함이 느껴졌어요.”

스크린에서 본 당차고 반항기 넘치는 모습과는 너무 다른, 순하고 선한 기운이 넘쳐났다. “치열하고 살벌하기도 한 연예계에서 살아남을 준비가 조금은 됐는가”라고 물으니, “잘 모르겠다”며 머리를 긁적인다. 그러면서 “사실 아무도 내게 이 길을 권하지 않았다면, 부모님이 반대했다면 나는 내가 살던 학생의 신분으로 대학을 가고 직장을 다니고, 그저 평범한 삶을 살았을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전 제 의견이 강한 편은 아니었어요. 미래에 대한 고민이 깊다거나 남들보다 치열하게 제 꿈을 찾는 아이도 아니었고요. 지극히 평범하게 부모님에게 많이 의존하고, 그분들의 의견을 따라 살면 그게 잘 풀리는 인생이라고 믿었고요. 그러다 우연히 엄마의 권유로 슈퍼모델 대회에 나가게 됐고, 기대 이상의 성과에 배우의 길까지 들어서게 됐어요. 그래서 더욱 지금의 일들이 믿기지 않는 것 같아요. 이젠 스스로 서서 만들어가야 할, 진짜 고민의 시기가 온 것 같아요.(웃음)”

의외의 답이었다. 천생 연예인을 꿈꿨을 것 같은 아우라가 가득한 그였으니. 아직은 자신의 길에 대한 설렘 보다 두려움이 더 큰, 이제 막 첫발을 디딘 박세진에게 선배들의 존재는 어마어마했다. 그 중에서도 대선배 염정아는 롤모델이 됐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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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진(오른쪽)은 영화 `미성년`에서 김소진, 염정아, 김윤석 등과 연기 호흡을 맞췄다. 제공|쇼박스

“모든 분들이 정말 다 대단하시고 제게 엄청난 기운과 영감을 주셨어요. 그 중에서도 정말 오랜 기간 이곳에서 자신의 커리어를 성장시켜 오면서 심지어 결혼도 하고 아이도 둘 있는, 행복한 일상과 멋진 일을 동시에 지켜오고 게신 염정아 선배님은 여자로서도 배우로서도 존경스럽고 부러워요. 지금까지도 좋은 작품을 하고, 많은 분들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게, 그럼에도 여전히 아름다운 심성을 잃지 않고 행복하게 자신의 일을 즐기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저도 그렇게 될 수 있을까요?(웃음)”

‘미성년’을 통해 어른에 대해,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됐다는 박세진. “그저 나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 그것이 어른이라고 생각했었는지 그게 얼마나 단순한 생각이었나 싶다”며 “상대가 나보다 나이가 적든 많든, 상대방의 입장에서,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 보다 성숙하게 보고 판단하고 행동으로 옮기는 게 ‘어른’이 아닌가 싶다. ‘미성년’은 나에게 그런 어른이 될 수 있도록, 나아갈 수 있도록 자양분이 돼 준 고마운 작품”이라며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현장에서의 매 순간이 배움 그 자체였어요. 연기를 제대로 배울 수 있었고, 인생의 고민을 시작하게 해줬고, 용기를 내게 해줬고요. ‘나는 어떻게 나아가야 할 것인가’, ‘나아가기 위해서 무엇을 배우고 노력해야 하는가’ 등에 대한 질문을 강렬하게 던져준 작품이에요. 관객분들에게도 어떤 소중하고도 중요한 질문을 던지는 영화로 다가가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배우 김윤석의 감독 데뷔작 '미성년'은 지난 11일 개봉, 극장 상영 중이다. 김윤석, 염정아, 김소진, 김혜준, 박세진 등이 저마다 자리에서 빛난다.

kiki202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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