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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 결말마저 반전 선사한 ‘불친절한(?) 드라마’
기사입력 2013.05.15 11:48:03 | 최종수정 2013.05.15 12:3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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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은 끝까지 ‘나인’스럽게 마지막까지 결말을 예측하기 어려웠으며, 또한 끝까지 불친절했다.

수많은 폐인들을 양성하며 안방극장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tvN 월화드라마 ‘나인:아홉번의 시간여행(이하 나인)’이 지난 14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막을 내렸다.

시간여행(타임슬립)을 소재로 한 판타지드라마 ‘나인’은 20년 전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향 9개를 얻은 한 남자 선우(이진욱)의 과거와 현재를 바꾸기 위한 고군분투가 그려졌다. 앞서 마지막 하나 남은 향을 피우며 비틀어졌던 과거를 바꾸었던 선우였지만, 끝내 그 자신이 향이 되고 현재로 돌아오지 못하고 1993년도의 과거에서 비참한 죽음을 맞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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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 결말, 많은 폐인들을 양성하며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나인:아홉번의 시간여행’이 지난 14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막을 내렸다. 사진=나인 캡처

그의 죽음이 더 슬펐던 이유는 모든 것을 원상복귀 한 선우는 연인 민영(조윤희 분)과 그토록 원했던 결혼식을 앞두고 눈을 감았기 때문. 그렇게 극은 비극으로 끝날 것 같았다. 하지만 2013년도의 선우는 죽었지만 1993년도의 선우(박형식 분)는 살아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과거에 갇혀 죽은 선우는 죽지 않고 또 다른 생을 살아나가게 된 셈이다.

이날 방송은 과거의 선우가 걸어온 길을 보여주었다. 미래의 개입이 있었지만 과거의 선우는 2013년도의 선우와 같이 기자의 길을 걸었고, 그가 살아왔던 모습 그대로를 되풀이했다. 민영과 사랑에 빠진 것 또한 똑같았다. 또라이인 너와 사랑에 빠질 일이 절대 없을 것이라던 호언장담과는 달리 선우는 민영에게 자연스럽게 빠져들고 말았다.

민영 역시 “나중에 나랑 꼭 닮은 사람 만나게 되면 절대 가까이 지내지 말라. 네 인생 마칠 사람이니 무조건 피하라”는 과거 2013년 선우의 유언을 들었음에도 선우에게 향하는 마음을 감추지 못한다. 결국 이들은 운명처럼 사랑을 하게 됐고 연신 티격태격 귀여운 연인의 모습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을 웃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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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나인’은 시종일관 이진욱과 조윤희의 달달한 사랑이야기를 보여주며 시청자들 입가에 웃음을 선사했다. 사진=나인 캡처

방송은 내내 평화롭고 달달한 분위기를 이어 나가는 듯했다. 민영의 입에서 2013년 선우의 죽음이 나오기 전까지. 자신의 트라우마라며 2013년 선우의 죽음을 알린 민영으로 인해 선우는 자신이 1993년 과거에서 죽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이에 선우는 영훈(이승준 분)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말한다. “2013년 미래의 내가 1993년 과거에 가서 죽었다. 그럼 그건 미래에서 일어난 일이니 내가 알기만 하면 피할 수 있는 걸까 아니면 과거에서 죽었으니까 이미 확정된 결말일까”

민영을 따라 네팔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선우의 모습을 보이며 ‘나인’은 열린 결말을 알린다. 하지만 이후 시청자들이 쉽사리 이해하기 어려운 장면이 펼쳐졌다. 바로 ‘나인’의 서막을 열었던 정우(전노민 분)의 히말라야 죽음이 다시 한 번 재연됐던 것. 다만 다른 것이 있다면 향을 들고 동사하기 직전 그를 구하기 위해 한 사람이 등장했다는 것이다. 그는 바로 40살이 넘은 자신보다 더 나이가 들어 보이는 동생 선우였다.

처음과 같지만 또 다른 모습에 방송 직후 시청자들은 그야말로 경악을 금치 못했다. 때 아닌 곳에서 ‘반전’의 철퇴를 맞은 시청자들은 “영훈아. ‘나인’ 작가가 끝까지 나를 조롱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예측하기 어려운 드라마는 ‘나인’이 처음.” “시즌2가 필요하다. 이런 열린 결말일 줄이야..” 등으로 저마다 한마디씩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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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의 결말을 놓고 이와 관련된 해석들이 줄을 이어 나오고 있다. 어찌됐든 아직 아무런 비극도 시작되지 않았으니 믿고 싶은 판타지는 믿으면 된다. 그게 바로 진정한 열린 결말인 것이다. 사진=나인 캡처

미래의 선우가 아무리 과거에 개입했다고 하더라도 결국 흘러가는 운명은 그대로였다. 과거의 선우는 미래의 선우가 개입했기 때문에 자신이 기자가 되고, 민영과 사랑에 빠졌다고 생각했지만 이는 모두가 아는 대로 그저 그들이 그렇게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불안증세가 해결된 정우라도 젊은 시절 자신이 실수로 죽였던 아버지를 살리고 싶은 마음은 버릴 수 없었고, 그런 마음을 품고 네팔 의료봉사를 하던 중 향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됐다. 향을 손에 쥐고 설산의 쓰러진 정우의 모습은 결국 선우의 또 다른 시간여행을 예고한 셈이다.

죽어가는 정우에게 손을 내민 선우의 존재를 놓고 많은 이들은 “과거의 선우가 미래의 선우의 유언을 떠올려 향을 바로 쓰지 않고 20년 후 정우가 죽기 직전 시간을 맞춰 그를 구한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럴 듯하지만 사실 이마저도 확실하지 않다.
왜냐면 이 드라마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늘 시청자들의 생각 위에서 놀던 ‘나인’이지 않은가.

그렇다고 단순히 “이게 뭐지”라며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극중 선우가 이렇게 말하지 않았는가 “믿고 싶은 판타지는 믿고 사랑하는 여자는 사랑하면 된다” 아직까지 아무도 죽지 않았으며, 아무런 비극도 시작되지 않았다. ‘나인’의 세계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나인’의 후속으로 오는 27일부터 이종혁, 수영, 이천희 주연의 ‘연애조작단: 시라노’가 방송된다.

[매경닷컴 이슈팀 금빛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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