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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같은 다큐냐 실화극이냐
1940년대 할리우드 섹스 심벌…헤디 라머 스토리 `밤쉘`
테러리스트 관점서 본 인질극 `엔테베 작전` 비행기 납치 실화
기사입력 2018.06.14 17: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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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개봉한 '밤쉘'과 '엔테베 작전'은 각자의 이유로 곱씹을 지점이 적지 않은 영화다. 전자는 오스트리아 출신 배우 '헤디 라머'(1913~2000)의 생을 면밀히 들여다보는 다큐멘터리이고, 후자는 1976년 6월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출발한 파리행 비행기가 테러범 4명에게 납치된 실화를 극화한 것이다.

'밤쉘'은 폭탄처럼 치명적인 성적 매력을 지닌 여성을 가리키는 말이다. 1940년대 미국에서 헤디 라머가 바로 그런 배우였다.
이는 첫 영화 '엑스터시'가 몰고온 파장 때문이었다. 제 의사와 무관하게 나체로 오르가슴을 연기해야 했던 10대의 그녀는 이후 '성녀'와 '창녀'라는 할리우드 이분법에 의해 희생되고 만다. 세상은 그녀에게 후자의 이미지만을 착취했던 것이다.

영화는 의미심장한 다음 문구로 출발하는데, 이는 헤디 라머 본인이 직접 한 말이다. "어떤 젊은 여성도 매혹적으로 보일 수 있다. 가만히 서서 바보처럼 보이기만 하면 된다." 남권 중심 사회가 여성을 바라보는 시선을 꼬집은 저 진술은 '밤쉘'이 하려는 이야기가 무엇인지 은근히 암시해준다.

헤디 라머는 예쁘고 관능적이기만 하지 않았다. '발명'에 관심이 많은 대단히 천재적인 두뇌의 소유자였다. 아름다운 여배우로만 인식돼야 했지만 남몰래 그녀가 일군 결과물은 실로 놀라운 것이었다. 지금 우리가 일상에서 쓰는 와이파이와 블루투스의 근간 기술인 '주파수 도약'이 그것이다. 영화는 그렇게 시대를 앞서간 여성으로서 헤디 라머의 주체적 면모를 부각시킨다.

그러면서 묻는 것이다. 지금껏 왜 그녀의 재능이 세상에 가려져야만 했는지를, 지금 이 땅에도 무수한 헤디 라머들이 있지는 않은지를.

'엔테베 작전'에서 흥미로운 건 사건이 테러리스트 관점에서 출발한다는 점이다. 이는 악한 가해자와 선한 피해자라는 낡은 도식을 지양하겠다는 태도로 읽힌다. 실제로 영화는 테러리스트들이 납치극을 벌이는 과정을 이들 관점에서 생생히 바라보고 있다. 이로 인해 사건을 보다 입체적으로 조망하게 된다.

극중 테러리스트들은 납치한 비행기를 우간다 엔테베 공항까지 끌고오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문제는 다음이다. 이들에게 인질 239명에 대한 협상권이 없기 때문이다. 이들 또한 사람이고, 불필요한 인명 피해는 원하지 않기에 불안과 두려움은 점점 더 가중돼 간다.

영화는 이들의 반대편에서 협상에 부정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이스라엘 정부 또한 건조히 지켜본다. 결국 특공대원이 파견되면서 인질들은 구출되지만, 이를 위한 일련의 처사가 과연 옳기만 했던 것인지에 대해선 물음표가 남는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정국이라는 컨텍스트를 감안할 때 이 실화를 단순히 어느 한쪽에서 결론짓기는 어려워 보인다.

세상은 다면적인 것이다. 어느 한쪽에 가담해 환원하여 보는 세상은 왜곡되고 굴절되기 일쑤다. 판단이 다소 복잡해지더라도 테러리스트, 독재자, 정치인 등 다양한 인물들의 관점을 교직시키려 한 이 영화의 선택을 지지하게 되는 이유다.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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