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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섹시한거 빼고 다”…박신혜, 꽃길만 14년째 성공비법
기사입력 2017.11.10 07:01:02 | 최종수정 2017.11.10 07:4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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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혜는 영화 ‘침묵’을 선택한 이유로 "최민식 선배님"을 꼽았다. 제공|솔트엔터테인먼트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저뿐만 아니라 모두가 그렇지 않을까요? 호수 위의 백조처럼 화려하고 예쁘게 떠 있지만 물밑에선 온 힘을 다해 굉장히 발길질을 하고 있죠. 한 발 더 앞으로, 조금 더 깊이 나아가기 위해서요.”

예쁘다. 바르다. 게다가 똑똑하다. 과감한 듯 신중하고, 순한 듯 당차다.
결정적으로 자신이 잘 하는 것과 아직은 잘 할 수 없는 것, 도전으로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경계를 기막히게 잘 알고 있다. 이상적인 아역 출신의 본보기가 될 만큼 굴곡 없이 성장해온 스타, 박신혜(27)를 두고 하는 말이다.

사건사고는 물론 공백기나 특별한 논란 없이 한결 같은 팬들의 사랑 속에서 14년째 꽃길을 걷고 있는 그녀. “슬럼프를 경험해 본 적은 있나”라고 질문하자, “에이~왜요, 있었어요. 당연하죠”라며 수줍게 웃는다. 잠시 생각에 잠긴 듯한 박신혜는 “스무 살 때, 대학교 생활에 충실하며 1년 반 정도 과감히 활동을 쉬었다. 그런데 그 시기에 딱 나와 함께 연기를 했던 동기들이 갑자기 왕성하게 활동하며 큰 인기를 얻더라”라고 말했다.

“학교생활을 좀 더 제대로 느껴보고 싶다는 마음에 일단 일을 잠시 미뤄둔 거였는데 막상 훨훨 앞서가는 동료 배우들을 보니 ‘다시 휴학을 해야 하나’ ‘내가 열심히 일을 해야 하는 시기인가’ ‘내가 괜한 욕심을 부렸나’ 등의 생각이 들면서 불안해졌어요. 당시 회사도 없었던 터라 새로운 거취에 대한 걱정과 작품, 내 미래에 대한 고민들이 굉장히 깊어졌죠. 사실 많이 조급해지고 불안정한 마음 상태가 지속되기도 했지만, 결국은 제가 계획한 대로 그 시기를 충실하게 보냈고 덕분에 좋은 친구들을 얻었어요. 스스로 되돌아보고, 재충전하는 시간도 가졌고요.”

이 시기를 현명하게 보낸 뒤 만난 작품이 바로 ‘미남이시네요’(2009년)란다. 그녀를 한류스타로 만들어 준 대표적인 드라마. 박신혜는 이후 ‘상속자들’ ‘피노키오’ ‘닥터스’ 등 출연하는 작품마다 대히트를 치며 국내에서도 인기와 연기력을 모두 갖춘 여배우로 멋지게 성장했다. “나름대로는 힘든 시간도 분명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그리고 큰 관점에서 보면 그저 감사한 시간들의 연속이었던 것 같다. 고마운 마음 뿐”이라며 수줍게 웃었다.

“사실 아역 출신 친구들이 성인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많은 혼란과 진통을 겪곤 하는데 저의 경우는 여러 가지 면에서 비교적 자연스럽게 흘러갔던 것 같아요. 과도하게 변신을 추구하기 보다는 다양해진 콘텐츠 안에서 제가 조금 더 잘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서 하나하나씩 해나가다 보니 그렇게 지치거나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고, 조금씩 성장해나갈 때마다 더 신이 났고 변신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도전에 대한 부담감도 없었어요. 그렇게 좋아하는 일에 대해 나의 연령에 맞게, 준비된 것에 상응하는 속도로 조금씩 깊이 빠져들다 보니 어느새 14년차가 돼버렸죠. 앞으로 도전할 것도, 새롭게 경험할 것도 너무나 많이 남았다는 게 설레고 행복해요.”

그는 “내가 준비가 되는 만큼 더 많은 기회가 올 것이라고 믿는다. 그때 그때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고, 선택 가능한 범위 내에서 진정 하고 싶은 것을 잘 조화롭게 고려하며 왔던 것 같다”며 “특별히 거부감이 있는 연기나 캐릭터는 없는데 아직 섹시한 건 자신이 없다. 그건 나이가 좀 훨씬 들어야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그러면서 “사극이나 장르물에 대한 동경심을 가지고 있다. 언제나 꿈꾸는 영역이기에 준비가 됐을 때, 기회가 온다면 멋지게 잘 해내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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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혜는 사극이나 장르물에 대한 동경이 있다고 했다. 제공|솔트엔터테인먼트

똑 소리 나는 그녀는 자신의 신작 영화 ‘침묵’에서는 무엇을 얻었을까.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물으니 “최민식 선배님!”이라는 명쾌한 답이 돌아왔다. 그는 “처음 감독님을 만날 땐 작품에 대해 어떤 이야기도 들은 바 없었고, 시나리오를 보지도 못한 상태였다. 워낙 감독님의 전작을 감명 깊게 봐서 팬심으로 만나 뵙고 싶었다. 그런데 최민식 선배님이라니”라며 싱긋 웃었다.

“처음엔 최민식 선배님의 눈을 쳐다보기도 힘들었어요. 그만큼 후배 입장에서는 너무나 크고 위대한 존재니까요. 그런데 선배님이 완벽하게 후배들과 현장 스태프를 이끌어 주셨고, 따뜻한 조언도 유쾌한 농담도 많이 해주셨어요. 촬영을 하면서, 선배님과 연기하면서 ‘이 순간이 언제 또 올까?’라는 생각을 자주 했죠. 보고 연기를 하고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배울 게 많은 분이니까요.”

그녀가 이번 작품을 통해 얻은 건 바로 그것, ‘배움’이었단다. 박신혜는 “늘 현장에서 누구나 자신의 캐릭터를 보다 잘 표현하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을 하지만 언제나 해답을 찾진 못한다. 마음을 놓지도 못하고”라며 “그런데 이번 작품을 통해 같은 상황에서도 무수히 많은 답들이 존재하고 그 중에 내가 무엇을 선택해서 관객들에게 전달하느냐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많이 배웠다”고 설명했다.


“배움이 가득했던 현장에서 부담감 같은 감정 보다는 새로운 도전에 대한 재미를 알게 돼 너무나 신이 났어요. 선배님의 호흡에 저절로 몰입이 돼 엄청난 에너지를 경험하기도 하고, 제 캐릭터에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 용기도 내고, 이런 저런 밀당 작업을 통해 깨달은 게 많았죠. 절대 잊을 수 없는 기억이 될 거예요. (웃음)”

한편, ‘침묵’은 재력과 사랑, 세상을 다 가진 남자 임태산(최민식)이 모든 것이 행복하다고 믿던 중 처참히 무너져버린, ‘그 날의 사건’을 그린다. 약혼녀이자 유명 가수인 유나(이하늬)는 ‘그 날’ 끔찍하게 살해를 당하고 용의자로 임태산의 딸(이수경)이 지목된다. 만취한 상태로 사건과 관련된 어떤 기억도 하지 못하는 딸을 무죄로 만들기 위해, 그는 연인에 대한 죄책감은 잠시 미뤄둔 채 미친 부성의 끝을 보여준다.

박신혜는 극 중 임태산 딸의 과외 선생님을 했던 현직 변호사로, 제자의 변호를 위해 고용돼 ‘그 날’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역할을 맡았다.

kiki202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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