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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남규리 “날 좌지우지하는, ‘가족’은 내 전부“ 눈물
기사입력 2018.06.06 08:01:02 | 최종수정 2018.06.06 08: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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숱한 선입견과 오해를 딛고 여기까지 온 남규리는 `가족`을 얘기하며 눈물을 보였다. 제공 I 남규리 소속사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인터뷰①)그 어떤 이야기에도 막힘없이 당당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히 풀어내던 남규리(33)가 한 순간 무장해제 됐다. 그를 살게 하고 또 웃게 하는, 어떤 힘든 상황에서도 일어서게 만드는 존재, 바로 ‘가족’의 이야기에.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 ’데자뷰’(감독 고경민) 개봉 직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남규리는 설렘 가득한 모습이었다. 그토록 하고 싶었던 작품을 통해, 배우로서 관객들과 만나게 돼 하루 하루가 너무나 행복하다고 했다.

“왠지 공백기가 길었던 느낌이 든다”고 인사말을 건네니, “대중과 만나게 된 건 2년 만인데 그 사이 다른 작품 촬영을 해왔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1년 정도 된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공백기 동안 예능이나 행사, 패션 무대 등 기회가 있긴 했지만 보다 배우로서 집중하고 다음 작품을 위해 많은 걸 준비하고 스스로를 다잡기 위해 참았다”는 그는 “조금 더 차분한 상태로 진지하게 고민도 하고 성숙해질 시간이 필요했다. 그런 시간 끝에 찾아온 관객과의 만남이기에 더 설레고 뿌듯하고 행복하다”며 연신 사랑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 “어느 정도 필요에 따라 현실과 타협해야 할 때도 있지만 무리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 판단력은 이제 조금은 생긴 것 같다. 나름대로 소신을 갖고 조금 느리더라도 뚝심 있게 좋은 연기자로 성장해가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영화 ’데자뷰’는 자신이 사람을 죽였다고 믿는 여자 지민(남규리 분)과 그녀의 말이 모두 환각이라 말하는 약혼자 우진(이규한 분), 그리고 사건이 실재하지 않는 것임을 확인하지만 지민과 우진을 의심하고 서서히 압박해오는 형사 인태(이천희 분), 엇갈린 세 사람이 수수께끼와도 같은 ‘그 날의 일’에 대해 풀어가는 이야기다.

남규리는 극 중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 상황에서 환각인지 기억인지 알 수 없는 무언가에 의존해 실체 없는 진실을 찾아가는 신지민 역을 맡아 열연했다.

이미 너무나 여리여리한 43~44kg대 몸무게가 촬영 당시 극도로 몰입한 탓에 4~5kg이나 빠져 39kg 대로 찍었단다. 함께한 배우들과 현장 스태프들이 입을 모아 그녀의 건강을 걱정했지만 정작 본인은 살이 빠지고 있는 지도 모를 정도로 캐릭터에 깊이 빠져 지냈다고.

남규리는 “교통 사고 후 약물 복용으로 환각 증세에 시달리는 역할이다 보니 촬영 내내 굉장히 멍한 상태였던 것 같다. 아무래도 격한 신들이 많다 보니 온 몸이 늘 멍 투성이었고 매일 촬영 강행군이다 보니 반쯤 정신이 나가 있었다”면서 “살이 빠지고 이런 건 전혀 느낌조차 없었는데 주변에서 하도 이야기를 해서 뒤늦게 알게 됐다. 지금은 조금씩 복구 중”이라며 쑥스러워 했다.

“연기에 대한 갈증이 정말 컸는데 작품이 진행되다 무산되는 경우가 많았어요. 하기로 확정 되고 준비 중인데 한 순간 엎어질 때마다 스스로 조금씩 단단해지기도 했고, 기존에 해왔던 것과는 다른 걸 해 보고 싶단 욕구도 강했죠. 그 와중에 ‘데자뷰’를 만났고 관객을 끌고 갈만한 서사와 힘을 가진 캐릭터라 흥미로웠어요. 제가 그동안 해 온 것과 많이 다른 성격이기도 했고요.”

앞서 언론배급시사회 이후 ‘데자뷰’ 속 남규리의 연기에는 호평이 쏟아졌지만, 다소 아쉬운 편집으로 인해 작품 자체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그는 “주변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듣기도 했고, 생각했던 그림과는 (편집상) 다른 부분이 있어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도 물론 있지만 전반적으로 만족스럽다. 감독님의 시각을 믿고 있다”며 조심스럽게 답했다.

이어 “관객들이 ‘데자뷰’를 어떻게 봐주실지 개인적으로 너무나 궁금한데 사실 흥행은 하늘의 뜻이라 어떻게 나올 지 모르겠다. 다만 성적표를 떠나 내겐 잊을 수 없는 작품이 될 것”이라며 “배우로서 스펙트럼을 넓혀준 작품이다. 힘들었지만 그만큼 배운 게 많았던 작품”이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어느덧 30대 중반을 향하는 나이. 결혼과 연애에 대한 질문에는 “지금은 그저 일 생각뿐이다. 마흔살 정도에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은 하는데 사실 이미 결혼 적령기는 지났기 때문에 흘러가는 대로 살려고 한다. 비혼주의는 아니다”고 쿨하게 답했다. 나이나 시기의 문제가 아니라 결혼하고 싶은 상대만 나타난다면 언제든 하고 싶다고.

어떤 질문에도 솔직하고 쿨한 답변을 이어가던 그. “대중이 보는 남규리와 실제 남규리는 많이 다른 것 같다”는 말에 역시 환한 미소로 “희한하게 그렇더라. 의도한 건 아니지만 어쩌다 보니 그런 이미지로 지금까지 왔다. 이제는 조금씩 그런 선입견이 벗겨지는 것 같아 다행이다. 나는 그저 내 일에 진심을 담아 꾸준히 가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답했다.


자신을 둘러싼 각종 불편한 선입견, 이로 인한 오해와 불필요하게 겪어야 했던 고통, 억울했던 일화를 담담히 털어놓던 남규리. 차마 입에 담기 힘든 일화들도 수두룩했다. 그런 그에게 “대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자신을 잃지 않고, 덤덤하게 견뎌온 원동력은 어디에서 오는가”라고 물으니, 씩씩하던 그녀의 눈시울이 붉어지더니 이내 “가족”이라고 답한다.

그는 “가족은 내게 굉장히 복잡한 존재”라며 “나를 살게 하는 이유이자, 나를 쓰러지지 않게 하는 원동력이자, 내가 나를 잃지 않게 하는 힘이다. 내가 행복할 때 그들이 웃고, 그들의 웃음에 나는 행복하다”며 눈물을 흘렸다.

“돌이켜 보면 ‘가족’을 비롯해 내 자신만큼 나를 아껴주는 친구들이 있기에 제가 지금까지 크게 상처받지 않고 온전히 제 꿈을 잃지 않은 채로 올 수 있었어요. 누군가와 인연을 맺기 굉장히 두려워하는데 한 번 맺으면 정말 깊이 마음에 새기고 함께 가는 편이에요. 그들의 열렬한 지지에, 진심어린 위로와 응원에, 나의 행복을 축복해주는 그 예쁜 마음에 저는 저일 수 있어요. 가족은 나를 통째로 좌지우지하는 어마어마한 존재이자 제 행복의 뿌리, 삶의 원동력이에요. 그들이 행복하다면 저 역시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죠.(웃음)”

kiki202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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