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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공작’ 윤종빈 감독 “사명감? 흥미로운 이야기 담고 싶을 뿐”
기사입력 2018.08.10 17:01:01 | 최종수정 2018.08.10 17: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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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공작`으로 관객들을 만나는 윤종빈 감독. 제공| CJ엔터테인먼트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윤종빈 감독의 작품엔 (어떤 의미로든) 허세가 없다. 과도한 멋부림이나 불편한 가르침, 강요나 군더더기도 없다. “지금까지 만든 모든 작품의 (그것의 소재나 메시지가 무엇이든) 출발은 그저 ‘흥미로움’이었다. (표현을 너무 단순화 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을 뿐, 대단한 사명감이나 포부는 없다.
감히 내가 어떻게”라며 멋쩍게 머리를 긁적이는, 그의 담백한 진심이 담겼기 때문이다.


북풍 공작 중 하나인 ’흑금성 사건’ 실화를 바탕으로 한 남북 첩보 영화 ‘공작’도 그렇다. 기존의 익숙한 틀을 과감히 벗어던진 채 ‘사건과 인물’의 민낯에만 집중한다. 치열한 심리전의 연속. 피 한 방울 튀기지 않아도 긴장감은 극대화 되니 신기할 따름이다. 흥미로운 소재를 보다 맛깔스럽게, 친숙한 듯 전혀 새롭게 요리했다. 윤종빈 감독만의 ‘순수해서 더 대범한’ 특기가 제대로 발현됐다.

Q. 민감한 소재를 그 어느 때보다 불안한 시국에서 만들었다. 굉장한 용기가 필요했을 것 같다.

A. 생각보다 그렇진 않았다.(웃음) 말 그대로 영화니까. 물론 이 영화를 세상에 내놓기까지 많은 이들의 용기와 인내, 소신이 필요했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감독인 나의 경우는 진심을 다해 영화를 만들 뿐이다. 이런 일이 있었다는 것 자체가 충격적이었고 흥미로웠다. 대단한 사회적 사명감이나 뭔가를 가르치겠다는 의도는 감히 없었다. (내가 느낀 뜨거운 무언가를 함께 나누면 좋겠다는 생각은 물론 했지만.) 듣고도 믿기 힘든 이 사건을 바탕으로 나의 시각과 해석을 곁들어 최선을 다해 만들었다. 워낙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대한민국이 아닌가. 무섭다기 보단 기가 막힐 정도로 신기할 따름이었다.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우리 사회에서 앞서가는 걱정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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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 포스터. 제공|CJ엔터테인먼트

Q. ‘공작’은 기존 첩보물이나 남북 소재의 영화와는 다른 시도들이 많다. 특히 사건과 인물에만 집중해 심리전으로 이끌어가다 보니 배우들의 연기력에 절대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었을 것 같다. 캐스팅 고민이 컸겠다.

A. 목표는 늘 그렇듯이 하나였다. 이 역할을 누가 더 재미있게 표현해 낼 수 있을까, 그 역할들을 모아 어떻게 하면 더 재미있게 하나의 이야기로 완성할 수 있을까.

먼저 북으로 간 남한 스파이, ‘흑금성’의 경우는 외모에서는 군인으로서의 우직함과 강직함이 느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동시에 내면 적으로는 선인지 악인지, 어떤 편에 설 것인지를 선뜻 파악할 수 없는 인물로 그려지길 바랐다. 황정민, 모든 게 기막히게 맞아 떨어지지 않는가?

북한 실세 ‘리명운’의 경우는 엄청난 긴장감을 조성하면서도, 어떤 교감을 줄 수 있는 타고난 자체의 아우라가 있는 배우이길 원했다. 떠오르는 건 오직 이성민뿐이었다.

북한의 금수저 출신인 국가안전보위부 정무택 역은 사실 처음엔 아저씨로 섭외하려고 했다. 하지만 주변의 반발이 심했다. (웃음) 영화의 채소가 필요하지 않나. 금수저 엘리트라 싸가지 없는 캐릭터로 설정을 바꿨고 연령대를 낮췄다. 젊은 친구들 중에 두 베테랑 배우와 붙었을 때 밀리지 않는 친구를 떠올리니 주지훈이었다. 다른 배우들을 붙이면 밸런스가 무너질 것 같더라. 훤칠한 체격이나 카리스마 있는 외모, 특유의 시원시원한 에너지가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Q. 어떤 디렉션을 줬나?

A. 워낙 프로들이라 사실 특별히 디렉션을 할 건 없었다. 감독이 관념적으로 주문하면 더 어려워지니까. 대사를 좀 더 빨리, 늦게 혹은 톤 조절(?) 정도였다. 알아서 기막히게 자신의 캐릭터를 소화해내는 이들이 아닌가.

Q.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은 입을 모아 그 어떤 작품보다 한계에 부딪혔었다고 하더라. 어떤 지점이었을까?

A. 아마도 이 영화의 특성상 그 어떤 액션신 하나 없이 심리전, 구강 액션 만으로 긴장감을 가지고 끝까지 가야하니 그 미묘하고도 끝없는 ‘합’이 어려웠을 거다.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의도가 무엇인지, 어떤 선택을 할지 전혀 드러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관객이 끝까지 판단할 수 없도록 말이다. 그러다 보니 뭔가를 확실하게 할 게 없어진 채로 계속 열연을 펼쳐야 하는 거다. 과장되게 표현해서 ‘연기를 하지 말라’는 거니 힘들었을 거다. 하지만 결국 해내더라.(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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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을 통해 기존 남북 첩보물과는 다른 시도를 보여준 윤종빈 감독. 제공| CJ엔터테인먼트

Q. 특별출연 배우들의 존재감도 굉장했다. 특히 기주봉이 연기한 김정일은 ‘역대급 김정일’이라는 평이다.

A. 사실 그 역할을 탐내는 배우들이 많았다. 배우가 김정일을 묘사한다고 느끼면 안 될 거라고 생각했다. 닮은 사람은 많지만 그만큼 연기력도 중요했다. 배우가 아니라 김정일로 믿기를 바랐으니까. 기주봉 선배와의 작업은 탁월했다.

Q. 하정우가 강렬하게 특별출연을 원했다는데, 성사가 안 됐다?

A. 나 역시 그의 출연을 간절히 원했지만, 스케줄이 안 됐다. 그도 작품 때문에 해외 촬영이 잦았고, 우리 역시 그랬다. 아무리 하정우라도 특별출연을 위해 우리 전체가 맞출 순 없지 않은가.(웃음) 잠깐 촬영을 위해 해외로 부르기도 그렇고,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했다.

Q. ‘공작’의 최고 장면은 엔딩이다. 마지막 장면에 대한 호평이 쏟아졌는데?

A. 마지막 컷에 대한 고민이 정말 많았다. 보다 서늘한 마지막을 생각하기도 했는데, 한반도의 역사는 아직도 진행 중이고...둘만이 아니라 한반도의 비극에 대해, 지금을 이야기하기 위해 그런 엔딩을 택했다.

Q. 차기작 계획은.

A. 아이템은 여러 개 있지만 아직 결정한 것은 없다. 원래 잘하던 걸 다시 한 번 해볼까라는 생각도 하고, 전혀 다른걸 도전해볼까 하는 생각도 한다. 여러 가지 생각이 교차한다.
아직은 ‘공작’을 잘 선보이고 마무리하는게 급선무인 것 같다.

경쟁작들이 워낙 쟁쟁해 얼마나 많은 분들이 ‘공작’을 봐줄지는 모르겠다. 다만 만든 사람들이 정말 그 어느 때보다 열과 성의를 다해 도전하고 사랑하고 아낀 작품이기 때문에 그 진심이 조금은 전해졌으면, 어느 정도는 인정받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

윤종빈 감독이 "인정받고 싶다"는 ’공작’은 1990년대 중반,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북핵의 실체를 파헤치던 안기부 스파이가 남북 고위층 사이의 은밀한 거래를 감지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kiki202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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