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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연상호 감독이 고백한 ‘염력’ 흥행 실패로 얻은 교훈
“흥행 스코어 아쉽지만 작품성 만족”
“엇갈린 평가‧호불호…대중이 공감할 ‘연상호 월드’ 정립할 때”
기사입력 2018.02.08 17:01:07 | 최종수정 2018.02.08 17: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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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력`에 대한 애정과 스코어에 대한 아쉬움을 털어놓는 연상호 감독. 사진 I 유용석 기자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영화가 잘 안 되고 있어서 참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민망하네요. 개인적으로 ‘염력’은 제 작품 가운데 ‘사이비’ 다음으로 가장 애정하는 작품인데…관객이 느끼는 만족감의 온도차가 생각보다 더 크네요. 음, 그래요. 이젠 흔히들 말하는 ‘연상호 월드’에 대해 보다 구체적으로 스스로 정립할 시간이 온 것 같네요.(웃음)”

솔직하고 쿨하다. 작품을 둘러싼 어떤 평가도 개방적이면서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 다소 민감하거나 불편한 질문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먼저 허심탄회하게 속마음을 말해 버린다. 과감하면서도 묵직하고 복잡한 듯 단순명료하다.
기발하고 순수한 동시에 기가 막히게 현실적이다. 충무로의 스타 감독, 연상호에 대한 인상이다.

연출 데뷔작에서 충무로 금기로 여겨지던 좀비물에 과감히 도전, 한국판 좀비버스터 ‘부산행’(2016)을 완성해 1156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연상호 감독이 두 번째 상업영화인 ‘염력’을 통해 돌아왔다. 연 감독은 이번에도 자신만의 남다른 기질을 발휘, 상상초월 판타지에 날카로운 사회적 메시지를 교묘하게 입혔다. 단연 그만이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영화 개봉 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연상호 감독은 “주변의 우려와 예측되는 다양한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상당 부분을 내 의지대로 끌고 왔는데 생각보다 스코어가 저조해 민망하다. 나름대로는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 더 많은 이들에게 인지 시키고 싶었던 사회 문제를 담아내 뿌듯하지만 (흥행 부분에서는)어쩔 수 없이 아쉬움이 남는다”며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염력’ 이야기를 처음 쓸 때는 꽤 많은 반대를 받았어요. 투자·배급 쪽에서도 ‘꼭 이렇게 가야 하냐?’ ‘‘부산행2’를 하는 게 더 좋지 않겠냐?’ 등의 반응이었죠. 굳이 불편한(철거민, 사회적 메시지) 이야기를 꼭 해야겠느냐는 이야기와 분위기가 상당했는데 이로 인한 내 고민을 들은 류승룡이 기꺼이 함께 하겠다고 해 ‘염력’ 진행이 빨라졌어요. 이런 저런 의견과 조율 끝에 지금의 형태로 완성 됐는데, 사실 흥행 여부를 떠나 이 영화가 그런 어려움 속에서도 결국 세상 밖으로 나와 관객들을 만나게 됐다는 것 자체가 고맙고 뿌듯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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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상호 감독은 사회문제를 상업영화에 담아낸데 의미를 뒀다. 사진 I 유용석 기자

관객들이 ‘이런 독특한 영화도 나왔구나!’라는 느낌을 받는다면 행복할 것 같다는 연 감독. 그는 “사실 전작인 ‘부산행’이 너무 잘 됐기 때문에 그것에 비하면 ‘염력’의 스코어가 많이 부족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런 철거민 이슈를 다룬 영화로는 많은 분들이 봐주셨다고 생각한다. 상업 영화로서는 다소 리스크가 큰 주제를 끝까지 우리가 포기하지 않고 담아냈다는 점에서 뿌듯하다”며 온화한 미소를 지었다.

“대부분 이 같은 사회 문제는 주로 다양성 영화에서 다루다 보니, 해당 이슈에 관심이 없는 불특정 다수보다는 이미 관련 이슈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의식이 있는 분들이 응원 차원에서 봐주시는 경우가 많잖아요? 하지만 상업 영화는 특별히 이런 이슈에 관심을 갖지 않는 분들도 그냥 호기심에 접하게 되는 거니까. 그런 분들에게도 이미지나 신선한 소재, 흥미로운 도구들을 통해 효과적으로 보여주고 전하고 싶었어요. 다소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어떤 비현실적인 소재와 굉장히 리얼한 현실의 문제를 접목시키고 싶었죠. 그 비율에 대한 고민이 굉장히 컸는데 결과적으론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해요. 여러 가지 주변 상황과, 타이밍, 가치관 등 많은 것들이 맞아떨어져서 저만 만들 수 있는 작품이라는 자부심도, 애정도 크고요. 무엇보다 앞으로 제 작품 세계를 정립하는 데, 차기작의 방향성을 잡는 데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될 것 같아요.”

‘돼지의 왕’(2011, 애니), ‘사이비’(2013, 애니), ‘서울역’(2016, 애니), ‘부산행’(2016), ‘염력’(2018)에 이르기까지, 강려한 팬덤 위에 대중성까지 갖춘 이른바 ‘연상호 월드’. 그는 이 수식어에 대해 “사실 그런 단어 자체가 민망할 정도로 아직 선보인 작품도 몇 없는데다, 나 스스로도 그 명확한 색깔과 세계를 정립하지 못했다. 크게는 일종의 ‘우화’라고 볼 수 있는데 이제는 그런 부분에서 보다 나의 세계관을 정립해야 할 때가 왔음을 느낀다”고 말했다.

“‘염력’을 통해 가장 크게 느낀 게 이후 작품은 저의 색깔을 어느 정도 잃지 않는 테두리 안에서, 보다 대중과 더 긴밀하게 소통하고, 공감을 줄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야겠다는 거였어요. 그동안 제가 해왔던 균열적이고 다분법적인 작업 방식이 아닌 하나의 혼합된 색깔을 정립해야 한다고나 할까요? 모두를 만족 시킬 순 없겠지만 초기 애니 작품 시절부터 저를 응원해왔던 분들에서 ‘부산행’을 통해 새롭게 제게 어떤 기대감을 품게 된 분들, ‘염력’을 통해 엇갈린 어떤 반응을 보내주신 분들까지…다양한 니즈들을 잘 참고해 제가 보다 더 잘 할 수 있는 걸 보여드려야죠.”

끝으로 그는 “다른 건 몰라도 인복은 정말 타고난 것 같다”면서 “조금은 남다른 나의 시선, 생각들이 이렇게 세상 밖으로 나와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된 건 주변의 도움이 컸다.
앞으로도 연상호다운 색깔을 잃지 않으면서도 보다 많은 분들과 함께 할 수 있고, 함께 하는 동료들도 뿌듯함을 느낄 수 있는 작품으로 인사드리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염력'은 자신도 모르게 초인적인 능력을 우연히 얻은 한 평범한 남자가 자신의 딸과 그 주변 사람들을 위해 특별한 능력을 발휘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류승룡, 심은경, 박정민, 김민재, 정유미 등이 가세했고 '부산행'의 연상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지난달 31일 개봉, 극장 상영 중이다.

kiki202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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