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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은 때때로 우리를 기만한다
日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첫 법정 영화 `세 번째 살인`
기사입력 2017.12.06 17:3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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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세 번째 살인'은 일본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55)의 첫 법정 드라마다. '걸어도 걸어도'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바닷마을 다이어리' '태풍이 지나가고' 등으로 이어지는 숱한 그의 가족물들과는 분명한 선을 긋고 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갈라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초청돼 전 좌석이 매진됐던 이 영화는 출발부터 강렬하다. 어둠이 짙게 내리깔린 도심 변두리의 강변. 저음의 피아노 곡조가 내리깔리며 저벅저벅 두 남자의 발자국 소리가 들려온다.
정장 차림의 깡마른 남자와 미스미(야쿠쇼 고지)라는 이름의 중년 남자. 음험한 기운이 화면 안팎을 감싼 가운데 돌연히 '퍽' 하고 둔탁한 소리가 들린다. 미스미가 앞서가던 남자의 머리를 스패너로 거세게 내려친 것.

'세 번째 살인'은 이 하나의 살인사건을 둘러싼 법적 공방 과정을 그린다. 살인용의자 미스미와 함께 그를 변호해야 하는 변호사 시게모리(후쿠야마 마사하루), 죽은 피해자의 딸이며 다리 저는 소녀 야마나카 사키에(히로세 스즈) 등이 주인공. 시게모리는 재판 승리를 위해서라면 진실 같은 건 묻어둬도 된다고 여긴다. 의뢰인의 죄가 무엇이든 유리한 판결만 내려지게 해주면 그만이라는 것이다.

영화는 그런 그가 접견실에서 미스미를 주기적으로 만나 대화하고, 피해자의 딸 야마나카 뒤를 캐는 모습을 주로 보여준다. 그러면서 살인사건을 둘러싼 진실의 조각들이 조금씩 드러나게 되는 식이다. 애초 계획대로 살인 구형만 막으면 된다고 여겼던 그이지만, 점차로 그 또한 내면적 격랑에 휩싸이고 만다.
텅 빈 그릇처럼 도통 속을 알 수 없는 미스미의 모호한 표정과 번복되는 진술들, 살해 현장 등에서 발견되는 잇단 십자가 표식, 피해자 딸과 관련한 감추어진 이야기 등이 혼란을 가중시키며.

그렇게 보는 이들 또한 시게모리처럼 도대체 진실이 무엇인지 갈피를 잡기 어려워진다. 우리가 믿는 진실이란 어쩌면 반쪽짜리 진실에 불과할 수 있다는 것일까. 영화는 이외에도 인간이 인간을 과연 심판할 수 있는 것인지, 판결의 유불리만 따지려는 사법 제도란 온당한 것인지 등 간단치 않은 물음을 시종 던진다.

지난 10여 년간 고레에다 영화에 익숙해진 팬들이라면 달라진 연출톤에 꽤나 의아해질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건, 고레에다의 영화적 세계는 지금도 확장 중이며, 그는 더 멀리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15세 관람가, 14일 개봉.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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