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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칸 심사위원대상 ‘120BPM‘ “우리는 살기 위해 투쟁하며 사랑한다“
1989년 파리 에이즈 인권 투쟁 그려
기사입력 2018.03.14 17: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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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원학적으로 보자면, 환자는 고통받는 사람을 뜻한다. 그러나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이런 의미에서의 고통 자체가 아니라 사람들이 자신의 고통을 비하한다는 고통이다."

수전 손택의 '에이즈와 은유'(1989)에 나오는 구절이다. 그는 질병에 덧씌워진 환상과 은유적 사고의 위험성을 고발한 '은유로서의 질병'(1978) 이후 에이즈에 관한 성찰록인 이 글을 발표하며 이같이 쓴다.
"오래전부터 질병에 온갖 의미를 부여하고 고통스러운 낙인을 찍어왔던 이런 무자비한 과정에 맞서 싸운다는 것은 언제가 됐든지 가치 있는 일"이라고.

영화 '120BPM'은 "그 무자비한 과정"에 맞서 싸운 인물들의 이야기다. 1987년 뉴욕에서 출발한 국제 에이즈 운동 단체 '액트 업(ACT-UP)'의 활동가들, 예컨대 "에이즈로 먼저 눈을 감은 사람들, 가혹한 대우를 받으면서 싸웠고, 또 살아남은 사람들에 대한 헌정"(로민 캄필로 감독)이기도 하다.

극의 배경은 1989년 파리. 에이즈 확산에 심드렁한 제약회사 멜톤과 정부에 대항해 결성된 '액트업 파리' 활동가들은 세상이 '자신의 고통을 비하한다는 고통'을 감내하며 투쟁한다. 그 중심엔 "우리에겐 시간이 별로 없다, 우린 죽어가고 있다"고 말하는 에이즈 환자 션(나우엘 페레즈 비스카야트)이 있고, 그런 션을 사랑하며 함께 싸우는 나톤(아르노 발로아)이 있다. 그리고 각자의 위치에서 환자들의 '목소리'를 세상에 알리고자 분투하는 동료들이 있다.

영화는 이들의 투쟁을 매우 사실감 있게, 그리고 역동적으로 그려낸다. 매일같이 강의실에 모여 앉아 투쟁의 방식과 전개를 둘러싼 열성적 토론을 벌이고, 서로의 의견이 어긋날 때면 치열한 공박 또한 마다하지 않는다. 그러다 간혹 얼굴을 붉히기도 하는데, 축제와도 같은 거리 시위에 나서면 언제 그랬냐는 듯 모두가 한 몸이 된다. 저마다 화사한 치어리더 복장으로 분홍빛 수술을 흔들며 즐겁게 외치는 것이다. "에이즈에 맞서라, 운명에 맞서라!"

하지만 투쟁은 지난하고, 여전히 환자들은 죽어간다. 션도 그 비극을 거스를 수 없다. 사랑하는 션의 죽음을 눈앞에서 지켜보는 나톤의 가슴은 그래서 무참히 짓이겨진다. 영화는 이처럼 공적인 정치 투쟁만을 보여주진 않는다.
두 사람의 사적인 사랑 또한 관능적으로 그려냄으로써, 그의 죽음을 모두가 애도함으로써, '개인적인 것 또한 정치적인 것'임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주인공 션을 연기한 나우엘은 '120BPM'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모두가 살기 위해 투쟁하고 춤추고 사랑한다. 이것은 삶의 이야기다"라고. 지난해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 수상작이다. 15일 개봉.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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