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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국화 노래 쏙 닮은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
흥행 공식 모두 섞었지만 다소 진부…명품 배우들의 연기로 약점 극복
출연자 실제 피아노 연주도 볼거리
기사입력 2018.01.11 17:25:12 | 최종수정 2018.01.11 20: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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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국화 1집 수록곡 '그것만이 내세상'(1985)은 방황하는 청년들에 대한 위로를 담은 노래다. 전인권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와 후반부에 감정을 폭발시키는 구성으로 당시 20·30대가 좋아하는 요소를 모두 갖췄지만 현 세대 감상자들이 듣기에는 다소 촌스럽고 낡게 느껴진다. 오는 17일 개봉하는 '그것만이 내세상'은 30년 전 동명의 노래를 쏙 닮은 영화다. 1980~2000년대 한국 영화에서 자주 봤을 만한 흥행 공식을 총 망라한다.
왕년의 복싱 챔피언인 조하(이병헌)가 서번트 증후군이 있는 동생 진태(박정민)에게 마음을 여는 스토리에서는 '우리 형'(2004)이 보인다. 장애를 가진 아들 진태와 엄마 인숙(윤여정) 관계에는 '말아톤'(2005)이 연상된다. 진태를 피아노 천재로 설정해 꿈을 포기한 피아니스트 한가율(한지민)과 만나게 하는 구조에선 '호로비츠를 위하여'(2006)의 흔적까지 발견할 수 있다.

눈물과 웃음 코드가 확실하지만 요즘 관객들이 느끼기엔 진부할 서사다. '그것만이 내 세상'은 그 약점을 캐스팅으로 극복한다. 이병헌, 박정민, 윤여정 등 명품 배우들의 연기는 고전적 스토리 라인 속에서도 빛을 발한다. 특히, 한동안 '남한산성'(2017) '밀정'(2016) 등에서 선 굵은 역할만 맡았던 이병헌은 초기 작품에서 선보였던 풋풋한 감성을 다시 살린다. 이병헌은 영화 속에서 발차기를 맞고 코믹한 표정으로 쓰러지기도 하고, 브레이크 댄스를 추면서 제대로 망가진다. '해피투게더'(1999) 등 그의 예전 드라마 작품이 그리웠을 팬들이라면 반가울 모습이다.

진태의 피아노 연주 속에서 음악 영화의 즐거움도 맛볼 수 있다.
노래를 단 한번만 들어도 피아노로 쳐보이는 천재를 연기하기 위해 박정민은 피아노를 하루 다섯 시간씩 다섯 달 동안 연습했다고 한다. 구슬픈 피아노 연주로 재해석된 '그것만이 내 세상'은 영화관 밖으로 나와도 귓가에 맴돈다. 물론, 다양한 흥행 코드를 섞은 탓에 서사가 산만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대중문화 주류로 자리잡은 쿨하고 시크한 감성에 피로감을 느끼는 관객에겐 일말의 해방감을 안겨줄 것이다.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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