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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색 매력‘…여름에 만나는 칸 수상작 3편
비혈연 가족의 슬픈 연대 좇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어느 가족`
안온한 가정 파괴하는 악마 소년 이야기 그린 `킬링 디어`…블랙 코미디 `더 스퀘어`까지 개봉
기사입력 2018.07.12 17:16:58 | 최종수정 2018.07.12 21: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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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영화제 수상작 세 편이 연이어 개봉한다. 올해 황금종려상을 받은 '어느 가족'(7월 26일 개봉)과 지난해 황금종려상, 각본상을 각각 타낸 '더 스퀘어'(8월 1일 개봉)와 '킬링 디어'(7월 14일 개봉)다. 하나씩 짚어보자.

진짜 가족이란 무엇일까

"가족의 의미에 대해 지난 10년간 생각해온 것을 모두 담아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거장 오즈 야스지로의 계승자로 간주되는 감독이다.
오즈가 생전에 그러했듯, 그는 거의 강박적이라 할 만큼 '가족'이라는 테마에 천착해오고 있다.

대개 그가 제시하는 가족은 늘 어딘가 불완전했다. 누군가가 죽었고, 사라졌고, 떠났으며, 뿔뿔이 흩어졌다. 그럼에도 그의 영화엔 상황을 버텨내게 해주는 희미한 희망의 기운 같은 것이 감지되곤 했다. 그랬다. 고레에다의 공동체는 쉽게 부서지지 않았다.

그러나 '어느 가족'의 공동체는 부서진다. 할머니 하쓰에는 죽고, 노부요는 자발적으로 감옥에 간다. 오사무는 아버지가 되기를 포기한다. 가족은 뿔뿔이 흩어진다. 그렇게 남겨지는 건 새처럼 조그마한 아이들. 이 모두 어린 쇼타가 도둑질하다 경찰에 붙잡히면서부터 빚어진 일이다. 사회는 좀도둑질로 먹고 사는 비혈연 가족을 '진짜 가족'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굳이 혈연이어야만 가족일까.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아도 서로가 서로의 기둥이 되어준다면, 그렇게 사랑하고 아낀다면 그것이 '진짜 가족' 아닐까. 고레에다는 묻는다.

나를 파괴하러 온 악마

요르고스 란티모스의 '킬링 디어'는 불쾌하고 매스꺼운 기운이 내내 감돈다. 인물들의 표정과 몸짓, 동선과 말투 하나하나 어딘가 다분히 병적이다. 아니, 병적으로 되어간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외과의사 스티븐(콜린 패럴)의 가정에 불온한 소년 마틴(배리 케오건)이 접근한다. 그는 이 가정을 파괴하러 온 악마다. 행동부터 괴이하다. 스티븐에게 거의 집착하듯 달라붙는다. 제멋대로 전화해 지금 바로 만나자고 한다. 불시에 그가 일하는 집과 병원으로 찾아온다. 그렇게 서서히 스티븐의 삶을 뒤흔든다. 그의 접근이 성적인 이유에서인지, 단순히 정신질환자여서서인지는 추정이 어렵다. 다만 그는 나타나고, 나타남이 거듭될 수록 스티븐의 가정은 엉망진창이 되어간다.

'킬링 디어'의 카메라 시선은 때때로 악마적이다. 이를 테면 스티븐의 넓은 집안 실내를 CCTV의 위치에서 천천히 부감하며 감시하듯 바라볼 때가 그렇다. 이는 마치 어딘가에 있을 마틴의 서늘한 악마적 시선처럼 느껴진다. 음산하고도 불길하기 그지없다. 에우리피데스의 희곡에서 모티브를 따온 작품이라고 한다. 마틴을 연기한 배리 케오건의 연기가 압권이다.

잘나가던 남자의 추락

지난해 스웨덴 감독 루벤 외스틀룬드의 '더 스퀘어'가 칸 황금종려상을 거머쥔 건 일대 이변이었다. 그만큼 아무도 예상 못한 결과였다. 과연 무엇이 심사위원단을 홀린 것일까. 당시 이들은 평했다. "현대미술 큐레이터의 좌충우돌의 삶에 정치적 메시지를 녹여낸 작품. 세련된 은유와 비유가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

'더 스퀘어'는 상당히 신랄한 블랙 코미디물이다. 주인공은 잘 나가는 미술관 아트디렉터 크리스티앙(클라에스 방). 그의 인생이 홍보매니저의 잘못된 홍보 탓에 추락하는 과정을 그리는데, 이를 통해 현대인의 위선과 기만, 허영심이 온통 발가벗겨진다.


제시되는 상황 자체가 상당히 코믹하고 황당하다. 어쩔 땐 그 어처구니없음에 헛웃음이 나오기도 한다. 원 나이트 스탠드, 소매치기, 뜬금없는 원숭이의 출현, 도무지 예측하기 힘든 주인공의 기행이 142분여 동안 이어진다. 인간의 내면에 웅크린 모순성을 최대한 바깥에 끄집어낸다면 이런 모습일까. 러닝타임이 길지만 칸 상영 당시 객석에서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은 영화다.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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