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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기자24시]나쁜 영화는 없고, 착한 스크린 독점도 없다
기사입력 2017.07.30 08:01:02 | 최종수정 2017.07.30 09:3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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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류승완 감독이 연출한 영화 ’군함도’의 특징은 이분법으로 ’착한’ 조선인, ’나쁜’ 일본인을 구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과거사를 언급할 때 ’나쁜 일본인’이라는 인식이 한국인의 머릿속에 강하게 남아있기 때문에, ’군함도’가 그린 방식의 일부는 관객에게 일제에 굴복하고 동조하며 기생한 일부 조선인의 행동이 더 나쁘다는 걸 강조한 셈이 됐다.

특히 ’지옥도’ 하시마 섬 유곽에서 말년(이정현)이 앞에 앉은 칠성(소지섭)에게 체념과 한탄 중간 어디쯤의 감정으로 "중국 위안부로 보낸 것도 조선 면장이고, 그곳에서 하시마 섬에 보낸 것도 조선 포주였다"고 말하는 장면과 강옥(황정민)이 "누가 조선놈들 아니랄까 봐…"라는 등의 대사가 관객을 자극한다.

’군함도’의 장점이자 단점이 되는 부분이다.
류승완 감독은 역사적 사실이 주는 무거운 분위기를 놓치지 않으려고, 또 한편으로는 상업영화로서 어쩔 수 없이 내세워야 하는 부분을 조화롭게 담으려 노력한 듯하다. 하지만 한국 관객으로서 몰입하기는 쉽지 않다. 통쾌나 분노, 재미를 추구하는 관객들이 많은데 ’군함도’는 그렇게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국뽕영화’가 아니라서 좋아하는 시선도 있으나, 극단적인 지점을 좋아하는 일반 관객이 꽤 많기 때문이다.

차라리 너무나 답답하고 참담한 상황 탓 눈물이라도 펑펑 쏟게 하면 다른 종류의 쾌감을 느낄 수도 있었을 텐데, ’군함도’는 그 지점들을 그리 강조하지 않았다. 객석이 좀처럼 눈물바다가 되지 않는 이유다.

다큐멘터리 요소가 강한 영화가 아니라면 조금 확실히 잡고 가야 했을 부분이 필요했을 텐데 중심을 잡으려 한 인상이 짙다. 일제의 상징과도 같은 욱일기를 반으로 쭉하고 가른 건 분명 분노와 통쾌의 지점을 강조하려고 했던 것 같은데, 길을 잃은 관객이 꽤 많아 보인다(조선인들이 탈출에 앞서 의견 일치의 방편으로 촛불을 들어 올리는 장면도 작위적이라 감동적이지 않다는 의견이 꽤 많다).

물론 우리가 몰랐던 ’군함도’라는 참담했던 과거의 한 부분을 알려주고 용기 있게 도전한, 류승완 감독을 비롯한 모든 이의 열의와 노력에 박수를 보내야 하는 건 변하지 않는다. 실제 그런 관객 반응도 많다. 앞서 "’군함도’는 꼭 봐야 할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꼭 알아야 할 역사라고 생각한다"라고 류 감독이 말한 그대로다.

하지만 현재 극장가는 ’군함도’를 보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되어 버려 안타까운 상황이다. 공동 투자자들의 이름을 오프닝 크레딧에서 빼버린 천하의 류승완도 스크린 독과점이라는 무지막지한, 비상식적 관행은 깰 수 없었다.

첫날 ’군함도’가 한국 영화 역대 최고 흥행 수치인 97만명을 동원한 기록은, 그 이면에 전국 2758개 스크린 중 2027개 스크린 독점이라는 어둠이 있다는 걸 더 강조하게 했다. 그간 외화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가 개봉 당시 1991개 스크린을 독점해 독과점 논란이 일 때마다 언급됐는데 이제는 그 자리를 ’군함도’가 차지하게 됐다.

영화관 측은 "관객의 요구를 반영한 것"이라고 항변한다. 예매율과 관심을 반영한 것이기에 맞는 말이라도 "해도 해도 너무했다"는 반응이 많다. 스크린 독과점 문제를 꾸준히 제기해 온 민병훈 감독은 SNS에 "독과점을 넘어 이건 광기다. 상생은 기대도 안 한다. 다만 일말의 양심은 있어야 한다"고 일갈했다.


매번 지적되는 스크린 독과점 문제이기에 당연히 이런 상영관 확보는 문제가 있을 걸 뻔히 알았을 텐데도 이런 식의 수치는 영화의 만듦새나 호불호를 떠나 ’군함도’를 안 좋게 보는 시각이 많아지게 한다. ’군함도’가 다른 기록을 계속 세워도 스크린 독점이라는 잘못은 지울 수 없다. 류 감독이 뉴스에 나와 이런 수치에 본인도 "당황스럽다"는 이야를 했으나 ’군함도’는 여전히 2000개 가까운 스크린을 차지하고 있다.

"한 장의 군함도 항공 사진을 보고 받은 충격"으로 시작했던 노력과 공동 투자사 명단의 오프닝 크레딧을 뒤로 돌려 관객의 시야와 창작자의 자유에 힘을 실었던 노력의 빛이 바랬다.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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