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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리뷰]문근영의 강렬한 복귀 ‘유리정원‘
기사입력 2017.10.12 16:54:49 | 최종수정 2017.10.12 17: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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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배우 문근영의 화려하지는 않지만 '강렬한' 복귀다. 2015년 '사도'에 잠깐 얼굴을 비추긴 했으나 제대로 된 복귀는 지난 2006년 '사랑따윈 필요없어' 이후 처음이다.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인 영화 '유리정원'의 시선은 '초록의 피'가 흐르는 여인 재연(문근영)에 대한 소설을 쓰는 무명작가 지훈(김태훈)을 주로 따라간다.

건너편 앞집에 살다가 재연이 떠난 뒤 그 집에 들어가 살게 된 지훈. 첫 번째 소설을 내놓았으나 두 번째 소설 출간의 벽에 막힌 그는 재연이 써놓은 "숲에서 태어났다"는 말에 영감을 얻고 소설 '유리정원'을 연재한다.
그의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세상에 밝혀지게 되는 비밀은 충격적이다.

작가 지훈의 시선이 전체 이야기를 관통하지만 재연도 영화와 영화 속 소설의 소재로 한 축을 이루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미래 대체 혈액인 '녹혈구'를 연구하는 과학도. 정교수(서태화) 랩에서 인간을 위한 연구를 하지만 인체 실험을 할 수 없다는 한계에 부딪혀 배척 당한다. "50년, 100년 후에나 가능한 일"이라는 따가운 시선을 받는다. 와중에서 재연의 아이템은 믿었던 후배 수희(박지수)와 정교수에게 빼앗기고 만다. 피부재생 화장품과 대체 에너지로 변형되고 말았다. 그렇게 재연은 과거 고향이었던 외진 숲으로 떠나 그 속에서 홀로 연구를 이어간다.

문근영은 왼쪽 다리가 12살 때부터 자라지 않는 희소병으로 고통받으며 겪어온 아픔을 비롯해 사랑의 설렘, 배신의 분노와 슬픔 등등 여러 가지 표정의 감정을 소화했다.

사실 그의 표정은 아름다움과는 멀다. 파격적인 숏커트에 남성 같기도 하고, 또 밋밋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 기존 문근영이 보여준 모습과는 다르기에 깜짝 놀랄 정도다. 화려한 모습도 아니고, 폭발하는 지점도 없지만 '강렬한' 복귀라고는 해도 될 만하다. 지난 2월 급성구획증후군 진단을 받고 4차례에 걸쳐 수술을 하는 등 치료와 재활에 매진한 그의 선택은 나쁘지 않다. 배우로서 매력적인 역할이었음은 틀림없다.

혈류가 흐르는 통로가 좁아 몸이 조금씩 굳어져 가는 지훈 역의 김태훈도 몰입도 높은 연기력을 선보인다. 얼굴과 손의 경련이 섬세하다. 처음에는 재연을 이용하려 했으나 자신과 다르지만 비슷한 듯한 재연에게 동화된다. 믿을 수 없는 재연의 실험과 시도를 인정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고나 할까.

적혈구에 엽록체를 주입해 '녹혈구'를 만들어 인간을 광합성하는 존재로 만들겠다는 발상은 꽤 그럴듯하다. 영화 '마돈나'와 '명왕성', '레인보우', 단편영화 '순환선'으로 칸국제영화제, 베를린국제영화제, 피렌체 한국영화제, 도쿄국제영화제 등에서 수상한 신 감독의 저력을 또 한번 느낄 수 있다.

필연이든 운명이든 '실험대상'이 된 정교수의 쓰임도 나쁘지 않다.


'유리정원'은 자연과 사람의 공존을 이야기한다. "순수한 건 오염되기 쉽죠"라는 대사는 많은 걸 생각해보게 한다. 다만 과학도가 그리 이성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인간의 생명을 위한 실험에만 몰두하고 전념했기에 순수할 수밖에 없던 인물이라고 봐야 할까. 폭발하는 광기가 아닌 톤다운 된 광기라서 더 강렬하게 다가온다. 116분. 12세 이상 관람가. 25일 정식 개봉.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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