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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생도 졸업생도 없어요“…입학식 못하는 초등학교만 120곳
농어촌학교 소멸 위기 심화…출산율 저조·인구 감소에 속수무책 일부 `휴교`로 폐교 모면…학교 살리기 노력으로 부활 성공사례도
기사입력 2018.02.08 10:24:46 | 최종수정 2018.02.08 10:2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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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조혜인] 일러스트

(전국종합=연합뉴스) "학교는 있는데 들어올 학생이 없어요." 전남 보성군 벌교읍 장도리 벌교초교 장도분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학년 입학생이 없다.

육지에서 배로 30분쯤 걸리는 이 마을에는 100여 가구 300여 명이 살고 있지만, 취학 대상 아이가 없다.

장도분교에서 학생이라고는 단 한 명뿐이다.

유일한 재학생인 5학년 학생이 졸업하는 내년에 누군가가 전학 오지 않는다면 60년 전통의 이 학교에는 단 한 명도 학생도 없게 된다.

지난해 부임한 장도분교 김성현(34) 교사는 "마을 주민들은 분교 통폐합에 반대하고 마을이 섬이라서 인근 학교와 통폐합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초등학교에 입학할 아이가 없어 내년에 전학생이 없으면 학생 없이 교사 한 명만 남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전했다.

경북 성주군 가천초교 무학분교는 재작년, 작년에 이어 올해도 졸업생이 없어 졸업식을 열지 않는다.

전교생이라고는 10명이 되지 않는 이 학교는 결국 다음 달 1일 학교 문을 닫는다.

재작년과 작년 70∼80대 할머니 4명이 입학해 화제가 됐던 전북 무주군 부당초교도 올해는 '할머니 입학생'을 포함해 취학 신청자가 한 명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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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증손자뻘 학생과 함께 무주 부당초등학교에 입학한 칠순 할머니 [연합뉴스 자료사진]

학생이 없어 휴교 중인 국토 최남단 제주 마라도 가파초교 마라분교의 사정은 올해도 달라지지 않았다.

입학생이 없어서 새 학기에 문을 열지 못한다.

2016년 2월 유일한 학생이 졸업한 뒤 개교 이래 58년 만에 처음으로 휴교에 들어간 지 3년째다.

다른 지역이었다면 진작 폐교했겠지만 '최남단 학교'라는 상징성과 도서 지역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해 명맥을 유지하며 언젠가 들어올 학생을 기다리고 있다.

제주도교육청 정책기획과 관계자는 "휴교가 장기화하더라도 마라분교를 폐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입 인구 급증으로 초등학생이 늘고 있는 제주 본섬 사정과 달리, 제주 부속섬 지역 학교에서는 학생 감소가 고민거리가 된 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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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남 48개교 신입생·강원 54개교 졸업생 한 명 없어 전국 농산어촌 지역을 중심으로 신입생과 졸업생이 전혀 없는 초등학교가 속출하고 있다.

연합뉴스가 전국 시도교육청에 확인한 결과 올해 3월 신입생이 없는 초등학교는 줄잡아 120곳이 넘는다.

정확한 통계는 3월 이후에 파악할 수 있어 규모가 더 늘 수 있다.

문제는 이런 신입생 공백이 앞으로도 계속돼 결국 학교가 소멸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전남에서 올해 입학생이 없는 초등학교는 본교 6곳, 분교 42곳으로 모두 48곳에 이른다.

지난해 41곳에서 올해 7곳이 늘었다.

시도별로 올해 신입생이 없는 초등학교는 경북 22곳, 강원 15곳, 전북 10곳, 경기·경남 각각 6곳, 충북 4곳, 인천 3곳 등이다.

이 학교들은 신입생이 없어 당연히 입학식도 하지 않는다.

졸업생이 없어 졸업식을 치르지 못하는 학교도 적지 않다.

올해 강원도에서 졸업생이 한 명도 없는 초등학교는 본교와 분교를 포함해 54곳에 달한다.

전남 20곳, 경북 18곳, 전북 10곳, 충남 1곳 등도 졸업생이 없다.

강원도에서 '나홀로 졸업식'을 연 초등학교가 4곳이었고, 충남에서는 졸업생이 5명 이하인 초등학교가 24곳이나 된다.

전북 군산 비안도초교의 경우 올해까지 3년 연속 졸업생이 없다.

도 단위 농촌 지역은 물론이고 광역시 안에서도 일부 학교에 같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울산시 북구 연암초교 효문분교는 올해 졸업생을 한 명 배출하고 신입생 한 명을 받는다.

취학 아동 감소에다 인근 효문산업단지 확장으로 주민들이 거주지를 옮기면서 학생 수가 급감했다.

현재 3학년생과 5학년생이 없어 내년에 전학생이 없으면 졸업생이 나오지 않을 상황이다.

전남 해남군 화산초교에서는 이달 5일 마지막 졸업식이 열렸다.

단 한 명의 졸업생을 마지막으로 80년 역사의 학교가 문을 닫게 됐다.

◇ 인구감소에 도시로 이탈 여파까지…중고교도 영향 농어촌 지역에서 입학식이 사라지는 현상은 출산율 저조로 취학 아동이 줄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인구 유출로 재학생까지 떠나면 졸업생마저 줄거나 아예 없어진다.

강원교육청 관계자는 "저출산 현상으로 학생 수가 꾸준히 줄고 전출 가는 학생이 늘고 있다"며 "초등학생 수 감소는 중고등학교 학생 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남교육청 관계자는 "농촌 지역 인구가 줄고 있어 소규모 학교를 중심으로 한 학생 수 감소는 불가피하다"며 "중장기적으로 입학생·졸업생이 없는 학교가 많아질 것"이라고 했다.

상황이 악화하는데도 농어촌학교 살리기 대책은 한계에 봉착해 있다.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통학 버스·택시 지원, 공동 통학구역 설정, 농어촌 교육 특구 지정 등의 시책을 운영하고 있으나 큰 효과를 거두지는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규모 택지개발에 따른 인구유입으로 전국에서 학생 수가 가장 많은 경기도에서도 농어촌 지역은 저출산·고령화 여파와 신도시로의 인구 이탈로 학령인구가 줄어 학교 운영이 점점 힘들어지는 실정이다.

화성시 제부도 서신초교 제부분교는 4학년 학생 2명이 본교로 전학을 가면서 재학생이 한 명도 남지 않게 돼 3월부터 휴교에 들어갈 예정이다.

화성오산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학생 수가 적다 보니 아이들이 학교생활이나 교우 관계 등에 어려움을 느껴 학부모들이 전학시키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전했다.

◇ 그래도 소규모학교 살리기 안간힘…일부에선 성공 학생이 줄어드는 농어촌학교를 살리기 위해 교육당국과 주민들이 안간힘을 쓴 결과 일부 성과를 내는 곳도 있다.

제주 애월읍 더럭분교는 다음 달 1일 본교로 승격한다.

더럭분교는 2009년 전교생 17명까지 줄었으나 2012년 삼성전자 지원 사업으로 학교 건물을 무지개색으로 칠하고 이 과정이 TV 광고로 소개돼 관광명소가 됐다.

여기에다 마을 주민과 당국 노력으로 주변 인구가 꾸준히 늘어 올해는 신입생 19명이 입학해 전교생이 103명으로 불었다.

제주 함덕초교 선흘분교는 람사르습지인 선흘 동백동산을 무대로 생태교육을 프로그램을 운영해 학생 수가 급증한 사례다.

경북교육청은 농촌지역 폐교를 막기 위해 자율재능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상주 동부초교는 2015년 자율재능학교 지정 당시 전교생이 34명으로 폐교 대상이었다.

그러나 체육 영역 자율재능학교로 지정된 뒤 수영과 승마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지난해 11월 학생 수가 59명으로 늘어났다.

경북교육청 관계자는 "소규모 학교나 유휴교실이 있는 학교에서 특색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학생과 학부모가 찾아오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백도인 최은지 전승현 이해용 류수현 전지혜 한무선 기자) msh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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